유유히 흐르는 '두물머리' 물길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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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흐르는 '두물머리' 물길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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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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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철길따라 걷다 '몽양의 수첩' 멈춘다
몽양기념관 12주년을 맞아 톡별기획전을 열고 있는 몽양의 수첩(사진=김호선기자)
몽양기념관 12주년을 맞아 톡별기획전을 열고 있는 몽양의 수첩(사진=김호선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을 출발하여 북한강과 옛 철교를 지나는 길이 있다. 두물머리로 널리 알려진 자연명소 양수리를 지나는 길이다. 2001년 옛 철로길을 따라 조성된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사람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추억을 간직한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옹기종기 작은 마을을 지나고 한적한 숲길을 걷는다. 한강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 검룡소다.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는 길에 아름다운 부용산(芙蓉山, 366m)이 있다.

북한강을 가로질러 기차가 달렸던 옛 북한강 철교의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북한강을 가로질러 기차가 달렸던 옛 북한강 철교의 모습(사진=김호선기자)

맑은 두물머리 강물을 안고 있는 부용산은 푸르고 아름답다. 부용산을 마치 연꽃을 심어 놓은 연당(蓮堂)에 얼굴을 비추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부르고 있는 이름이라 한다. 팔당호(북한강, 남한강)를 껴안고 있는 부용산 능선은 낮지만 숱한 삶의 이야기가 있는 길이다. 걷는 길은 평탄한 길로 깊지 않는 계곡을 따라 걷는 옛길이다. 이 길에는 옛 철로로 사용하였던 ‘용담아트터널’ 등 5개의 터널을 걸어야 하는 길이 있다.

옛 북한강 철교를 이용하여 조성한 국토자전거길 자전거 안내 상징물(사진=김호선기자)
옛 북한강 철교를 이용하여 조성한 국토자전거길 자전거 안내 상징물(사진=김호선기자)

부용산 기슭 옛 철로길 트레킹 끝자락에는 태양과 같은 뜨거운 마음으로 조선을 사랑하다 세상을 포용하며 걸어간 ‘몽양(夢陽)의 수첩’이 있다. 몽양선생의 정신을 따라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그 길은 몽양 여운형(呂運亨, 함양여씨 1886~1947)의 정신을 발견하고 살필 수 있는 기념관과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걷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여기저기를 눈길를 잡는다. 몽양의 수첩은 선생의 업적과 뜻을 알리기 위해 각 역 등 중요 장소에 알리고 있다.

1월말 날씨가 포근하다. 수도권전철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을 출발하여 신원역까지 걷는 약 11km의 옛 중앙선을 걷는 길이다. 운길산역에서 북한강철교(구 양수철교 1.1km)까지 강바람을 안으며 걷는다. 이 길은 ‘물의 정원’을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는 국토종주 북한강 자전거길이다. 양평 물소리길 1코스 일부를 걷는 길이다. 이른 아침 강바람에 철교 나무판은 살얼음이 얼어 있다. 걷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철교 입구에는 옛 감시초소가 있는데 이 건물을 이용한 카페가 있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철교 중간에는 투명한 판을 깔아놓아 북한강을 살필 수 있다. 북한강에는 겨울 철새들이 노닐고 강바람 끝은 매섭지는 않지만, 아직 겨울임을 느끼게 한다. 북한강철교에서 뒤돌아보니 하남 검단산657m과 팔당의 예봉산683m, 적갑산 561m그리고 운길산610m 등이 하얀 꽃깔 모습의 모자를 쓰고 있다. 북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주변 산 능선의 겨울 모습이 신비스러워 경이롭게 보인다. 이 계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북한강 수변의 물의 정원 겨울 모습은 동장군의 계절의 멋을 뽐내고 있다.

북한강 물에 가지들을 드리우고 있는 각종 나무들 모습이 한 폭의 수목화다. 장관이다. 깊은 겨울 자태를 드러내놓고 있는 북한강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자체가 호강이다. 길에는 걷는 사람, 자전거 행렬, 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습에서 새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북한강철교를 건너는데 사랑뿜뿜, 행복콸콸이라는 양평을 상징하는 자전거 조형물이 반긴다. 용늪 위 철로를 따라 양수역에 도착한다. 역 앞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이 호강할 수 있는 이체로운 모습이다.

2008년 12월 수도권 전철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영업을 하는 양수역 부근에는 카페들이 많다.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잠시 쉼을 갖고 허기를 채운 다음 본격적으로 옛 철길을 따라 두 발을 내 걷는다. 두 다리는 나의 주치의로 튼튼하다. 두 발로 길을 걷는 사람들 모습에서 건강한 모습, 행복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양수역에서 두물머리는 약 2km의 거리다.

부용산 기슭의 있는 터널을 앞두고 잠시 쉼터에 앉아 부용산 숲길을 확인한다. 그늘이 드리워진 산자락에는 잔설이 하얗다. 부용산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터널을 향한다. 부용산을 관통할 첫 번째 터널 ‘용담아트터널’이다. 1km가 넘는 아트터널의 조명이 아름답다. 추억을 담을 수 있어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터널이다. 터널 벽에는 고드름과 빙벽이 있다.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고 소리도 질러 본다. 폐자원을 재활용한 아름다운 터널의 빛에서 창조가 엿보인다.

5개 터널을 빠져나가면 길 오른쪽에 양평을 안고 흐르는 남한강이다. 옛 철길에는 벚나무가 많다. 따스한 양지바른 곳에 서 있는 나무들에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봄이 오고 있는 것인지 나뭇가지에 움이 트고 있다. 남한강 건너 수변 마을들 모습이 정겹다. 산을 돌고 돌아 한적한 옛 철길을 따라 걷는 길은 힐링이다. 이리도 평안할 수가 없다. 걷는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자연과 호흡하며 걷는 사람들에게 주는 특혜다. 남한강의 물길은 수도권의 젖줄이자 생명이다.

국도 6번 도로에는 넓고 깊은 남한강 물길이 넘치지도 않고 조용히 흐른다. 마지막 터널 제1 부용터널을 빠져 나가면 작은 ‘황금연못’이 있다. 갈대 숲사이로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초당도 있다. 일명 ‘정초부(鄭樵夫, 1714~1789)’지겟길로 작은 숲으로 이루어진 공원이 있다. 지겟길은 산과 숲, 마을골목길을 이어주는 길, 걷기 좋은 길 4.3km라고 한다. 정초부는 노비출신으로 나무꾼 시인이었다고 한다. 정초부에 대한 기록은 초부유고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정초부는 주인집 자제의 글 공부를 어깨너머로 글을 익히고 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단원 김홍도의 도강도에 시를 기록하였다고 전한다. 남한강변에 ‘강한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정자 앞에는 옛 강한정을 그려진 그림 한 점과 시가 새겨져 있다. 강한정은 광해군 시대 당시 명사들이 은거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 한다. 그림에서 본 강한정의 모습은 단아하다. 주변 모습과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보인다. 신원역이 보이는 곳에 월계주막이라는 표시가 있다. 옛날 남한강을 따라 한양으로 오가던 길손들이 쉬어 가던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답사 날머리 신원역이 보인다. 하지만 발걸음은 역이 아니라 작은 뒷동산으로 향한다. ‘몽양의 수첩’의 글귀를 보고 찾아가는 길이다. 동산 오름길에 ‘묘골애오와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몽양 여운형의 어록들이 새겨져 있다. 고개를 넘으니 몽양기념관과 생가(향토유적 제45호) 교육관 등이 있다. 기념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간이다. 기념관에는 몽양에 대한 각종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몽양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이해하게 되었고 몽양의 철학과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다. 몽양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언론인, 체육인으로 1947년 7월 19일 혜화동에서 암살당했다.

몽양기념관 둘러 보는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 몽양기념관을 찾은 것은 매우 유익한 멈춤이다. 느림의 미학이다. 다시금 몽양선생의 일생일대기를 되새겨 보게 한다. 양평에서는 몽양기념관 12주년을 맞아 실시 중인 '몽양의 수첩(2023. 12. 12.~2024. 2. 29.)'에서 선생의 철학과 정신을 찾을 수 있었다. 주제는 ‘끝나지 않은 몽양의 꿈’이라는 주제였다. 1부 구상에서 2부 분투로 이어진다. 3부 비상에서 혈의(血衣 등록문화재 제608호) 원본과 만장, 영상물을 통해 선생이 못다 이루지 못한 꿈과 분단현실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몽양의 수첩에서 몽양의 꿈, 평화롭고 통일된 한반도 민주국가를 오늘에 다시 꿈꾸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기획전이다. 몽양선생은 사람을 사랑해라는 민족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이러한 마음이 정신을 형성하고 그 정신은 행동으로 발현되어 민족이 가야 할 길을 비추었고 지금도 비추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에게 ‘독립운동은 평생의 사업이요. 통일된 조국은 나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신원역’이다. 오늘 답사 일정의 날머리다. 북한강을 따라 옛 철길을 따라 한적한 시골 역을 릴레이로 걸었던 길이다. 한강과 부용산 등의 빼어난 풍광에 눈이 호강한 길이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다. 옛 철길에 조성된 5개의 터널을 통과하는 멋있는 길이다.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잠시 쉬는 휴식은 힐링이자 걷는 뚜벅이들의 건강미가 있는 길이다. 그동안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재 인식하게 하는 역사의 길이다. 길은 걷는 독서다.

 

- 기사출처 : 한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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